진성적혈구증가증(Polycythemia Vera)
포괄적 진단·치료 및 고령 환자 관리 전략
JAK2 돌연변이의 분자생물학적 기전부터 최신 NCCN 가이드라인, 하이드록시우레아 부작용 관리, 그리고 80대 이상 초고령 환자의 다약제 복용(Polypharmacy) 병태생리학적 심층 분석까지.
1. 서론: 진성적혈구증가증의 이해와 역학적 변천
진성적혈구증가증(Polycythemia Vera, PV)은 조혈모세포 수준에서 발생하는 클론성 장애(Clonal disorder)로, 골수 내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통제되지 않고 과도하게 증식하는 만성 골수증식종양(Myeloproliferative Neoplasms, MPN)의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분류에 따르면, PV는 본태성혈소판증가증(ET), 원발성 골수섬유증(PMF)과 함께 고전적인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Ph-) 골수증식종양군으로 분류됩니다.
현대 의학의 발전과 인구 구조의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60대 이상, 특히 80대 이상의 초고령 환자군에서 PV의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희귀 질환으로 치부되었으나, 정기적인 건강검진(CBC 혈액검사)의 보편화로 무증상 상태에서 조기 진단되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대한혈액학회 및 다수의 최신 문헌에 따르면, PV는 본질적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만성 혈액암의 일종이지만, 적절한 관리가 동반된다면 기대 수명을 일반 인구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관리 가능한 만성 질환'으로 그 패러다임이 변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령 환자에서의 PV 관리는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혈액의 점성(Viscosity) 증가로 인한 치명적인 혈전증(Thrombosis), 역설적인 출혈, 그리고 장기적으로 골수섬유증이나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으로의 진행 위험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본 보고서는 분자생물학적 원인부터 고령 환자에게 특화된 다약제 복용(Polypharmacy) 및 합병증 관리 전략까지, 40여 편의 최신 저널과 가이드라인을 집대성하여 심층적으로 고찰합니다.
- 과증식된 혈액 세포는 혈액의 점도를 높여 미세혈관의 순환 장애 및 혈전 형성을 유발합니다.
2. 병태생리와 분자생물학: JAK2 돌연변이의 핵심 역할
진성적혈구증가증 병태생리의 절대적인 핵심은 JAK2(Janus Kinase 2) 유전자의 후천적 돌연변이입니다. 전체 PV 환자의 약 95~98%에서 JAK2 V617F 돌연변이가 발견되며, 나머지 2~3%의 환자에서는 JAK2 exon 12 돌연변이가 관찰됩니다. 이는 PV 진단에 있어 유전자 검사가 필수 불가결한 이유입니다.
분자생물학적 기전 (Molecular Mechanism)
일반적으로 조혈모세포는 에리스로포이에틴(Erythropoietin, EPO)과 같은 성장 인자가 수용체에 결합할 때만 세포 분열 신호를 보냅니다. 그러나 JAK2 V617F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EPO의 결합(자극) 없이도 JAK-STAT 신호 전달 경로가 지속적으로 활성화(Constitutive activation)됩니다. 즉, 신체가 적혈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세포 증식 스위치가 항상 '켜져(ON)' 있는 상태가 되어,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통제 불능 상태로 과도하게 생성(Panmyelosis)되는 것입니다.
MyPathologyReport의 병리 보고서 기준에 따르면, PV 환자의 골수 생검(Bone Marrow Biopsy) 시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소견이 관찰됩니다:
- 과세포성(Hypercellularity): 환자의 연령 대비 골수 내 세포의 밀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습니다.
- 범골수증(Panmyelosis): 적혈구계뿐만 아니라 과립구계(백혈구 전구체), 거핵구계(혈소판 전구체)의 증식이 동반됩니다.
- 다형성 거핵구(Pleomorphic megakaryocytes): 크기가 다양하고 엽(lobe)이 과분절된 거핵구들이 무리지어(clustering) 관찰됩니다.
- 세망섬유(Reticulin fiber)의 경미한 증가: 초기에는 섬유화가 거의 없으나, 질병이 '소진기(Spent phase)'인 골수섬유증으로 진행됨에 따라 골수 내 흉터(섬유화)가 뚜렷해집니다.
이러한 기전으로 인해 환자의 혈액은 끈적해지고(Hyperviscosity), 정상적인 산소 및 영양분 공급이 저해되며, 이는 곧 심혈관계 합병증의 주된 원인이 됩니다.
3. 임상적 표현형 및 진단 기준
3.1 주요 임상 증상
PV는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나,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혈액 과점도 및 히스타민 방출 증가로 인해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수성 가려움증 (Aquagenic Pruritus)
목욕이나 샤워 후 온수와 접촉 시 극심한 가려움증이 악화되는 현상으로, PV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적홍통증 (Erythromelalgia)
손발 끝의 미세혈관에 혈전이 생겨 화끈거리는 통증과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혈전 및 출혈 (Thrombosis & Bleeding)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정맥혈전증(DVT)의 위험이 매우 높으며, 역설적으로 혈소판 기능 이상에 의한 위장관 출혈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장 비대 (Splenomegaly)
혈액 세포가 비장에서 파괴 및 축적되거나, 골수 외 조혈(Extramedullary hematopoiesis)이 일어나 비장이 커지며, 이는 복부 팽만감과 조기 포만감을 유발합니다.
- 피부 가려움증, 두통, 시야 흐림, 복부 팽만감 등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3.2 최신 WHO 진단 기준 (2016/2022)
PV의 진단은 3개의 주진단기준(Major criteria)을 모두 만족하거나, 2개의 주진단기준과 1개의 부진단기준(Minor criterion)을 만족해야 합니다.
| 구분 | 진단 요건 |
|---|---|
| 주진단기준 (Major) |
1. 헤모글로빈(Hb) > 16.5 g/dL (남성), > 16.0 g/dL (여성) 또는 헤마토크릿(Hct) > 49% (남성), > 48% (여성) 또는 적혈구 용적의 뚜렷한 증가 |
| 2. 골수 생검에서 연령 대비 과세포성, 적혈구/과립구/거핵구계의 범골수증(Panmyelosis), 크기가 다양하고 성숙한 다형성 거핵구 관찰 | |
| 3. JAK2 V617F 또는 JAK2 exon 12 돌연변이의 존재 | |
| 부진단기준 (Minor) |
혈청 에리스로포이에틴(EPO) 수치의 정상 이하 감소 |
4. 위험도 계층화 및 최신 NCCN 가이드라인
PV 치료의 일차적인 목표는 질병 자체를 완치하는 것이 아니라, 치명적인 심혈관계 사건(Cardiovascular events, 예: 뇌졸중, 심근경색, 폐색전증)의 발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증상을 완화하며, 질병의 진행(골수섬유증, 급성백혈병)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의 연령과 과거 혈전증 병력을 바탕으로 위험도를 분류합니다.
저위험군 (Low-Risk)
- 나이: 60세 미만 ( < 60 years)
- 그리고 (AND)
- 과거 혈전증 병력 없음
핵심 치료 전략:
저용량 아스피린 (Aspirin 81-100mg/day)
+ 정맥절개술 (Phlebotomy)을 통해 목표 헤마토크릿(Hct)을 45% 미만으로 철저히 유지.
고위험군 (High-Risk)
- 나이: 60세 이상 ( ≥ 60 years)
- 또는 (OR)
- 과거 혈전증 병력 있음
핵심 치료 전략:
저용량 아스피린 + 정맥절개술
+ 세포감소요법(Cytoreductive therapy) 필수 적용 (하이드록시우레아 또는 인터페론 등).
최근에는 백혈구 증가증(Leukocytosis > 11 x 109/L)이나 JAK2 돌연변이 대립유전자 부담(Allele burden)이 높은 경우를 중간 위험군(Intermediate-risk) 또는 혈전증의 독립적 위험 인자로 간주하여 더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추세입니다.
- Hct 45% 미만 유지와 고위험군에서의 적극적인 세포감소요법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5. 세포감소요법 심층 분석 (1차 및 2차 치료제)
고위험군 환자, 혹은 저위험군이라도 정맥절개술에 불내성을 보이거나 비장 비대 증상이 심한 경우 세포감소요법(Cytoreductive therapies)을 시행합니다. 이 치료법은 골수의 세포 증식을 직접적으로 억제하여 혈구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5.1 1차 치료제 (Front-line Therapy)
A. 하이드록시우레아 (Hydroxyurea, Hydrea®)
가장 오랜 기간, 가장 널리 사용되어 온 경구용 항대사물질(Antimetabolite) 제제입니다. DNA 합성을 억제하여 골수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써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수치를 전반적으로 감소시킵니다. 저렴하고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나, 구내염, 위장관 장애, 그리고 피부 궤양(Cutaneous ulcers)과 같은 심각한 장기 복용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부 궤양에 대한 심층 내용은 6장에서 다룹니다).
B. 로페그인터페론 알파-2b (Ropeginterferon alfa-2b, Besremi® 베스레미)
가장 주목받는 최신 치료제입니다. NCCN 최신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에서 PV 환자의 1차 치료제로 강력히 권고(Recommends)된 장기 지속형 1세대 모노페길화 인터페론입니다. 기존 하이드록시우레아가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데 급급했다면, 베스레미는 질병의 근원인 JAK2 돌연변이 대립유전자 부담(Allele burden)을 원천적으로 감소시키는 질환 조절(Disease-modifying) 효과를 보여줍니다.
- 투여 방식: 2주 1회 피하 주사 (이후 안정화 시 4주 1회까지 연장 가능)
- 장점: 장기 투여 시 혈액학적 완전 반응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혈전증 발생 위험을 극적으로 낮춥니다.
- 부작용/주의사항: 우울증 등 정신건강학적 기저질환자, 자가면역질환자에게는 사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5.2 2차 치료제 (Second-line Therapy)
C. 룩솔리티닙 (Ruxolitinib, Jakavi® 자카비)
하이드록시우레아에 내성이 생겼거나 불내성(부작용으로 사용 불가)을 보이는 환자를 위한 경구용 표적 치료제(JAK1/JAK2 Inhibitor)입니다. RESPONSE 및 RESPONSE-2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적지지요법(Best Available Therapy, BAT) 투여군 대비 룩솔리티닙 투여군은 헤마토크릿 조절률과 비장 비대 감소율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입증했습니다.
💡 RESPONSE 임상 연구 핵심 요약 (Efficacy of ruxolitinib versus BAT)
PubMed에 등재된 "Long-term efficacy and safety of ruxolitinib versus best available..." 논문 분석에 따르면, 룩솔리티닙은 정맥절개술의 필요성을 완전히 없애는 비율이 매우 높으며, 수성 가려움증, 만성 피로 등 환자의 증상 부담(Symptom burden)을 극적으로 개선하여 삶의 질을 현저히 높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룩솔리티닙과 인터페론-α2를 병용하는 Phase II 연구(PMC7556624)도 활발히 진행되어 치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룩솔리티닙은 증상 조절 및 Hct 유지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RESPONSE 임상 연구 기반 데이터 모식도).
6. 하이드록시우레아 유발 피부 궤양: 치명적 부작용의 심층 리뷰
하이드록시우레아(Hydroxyurea, HU)는 PV의 1차 표준 치료제로 수십 년간 사용되어 왔으나, 장기간 복용 시 매우 고통스럽고 난치성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중 가장 치명적인 것이 바로 하이드록시우레아 유발 피부 궤양(Hydroxyurea-induced leg ulcers)입니다.
PMC에 등재된 다수의 케이스 리포트(예: A Hydroxyurea-induced Leg Ulcer - PMC2883366, Hydroxyurea-induced ulcers on the leg - PMC2683228)와 DermNet 문헌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 궤양은 일반적인 당뇨발이나 정맥성 궤양과는 완전히 다른 임상적 양상을 띱니다.
주요 호발 부위
주로 복사뼈(Malleolus), 발뒤꿈치(Heel), 발가락 등 외상에 취약한 종아리 하부 및 발 부위에 양측성(Bilateral)으로 발생합니다.
임상적 특징
괴사성 가피(Eschar)를 동반하며, 극심한 통증(Extremely painful)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인 창상 치료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병태생리적 원인
HU에 의한 기저세포의 DNA 합성 억제, 각질형성세포의 거대적혈구증(Macrocytosis), 국소 미세혈관 허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실제 증례 보고 (Case Report Review)
"양측 발뒤꿈치와 우측 복사뼈에 심각한 통증을 동반한 궤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내원한 PV 환자의 사례. 환자는 수년간 하이드록시우레아를 복용 중이었으며, 손발톱의 흑색점(Melanonychia) 소견도 함께 관찰됨. 항생제와 국소 드레싱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으나, 하이드록시우레아 투여를 즉각 중단(Discontinuation)하자 수주 내에 극적인 궤양 호전 및 통증 감소를 보임."
임상적 시사점: 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의 "암 부작용 알면서도 하이드록시우레아를 써야만 했다" 기사에서도 지적하듯, 과거에는 대안 약제가 부족하여 궤양 부작용을 견디면서도 약을 지속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룩솔리티닙(자카비)이나 로페그인터페론(베스레미)이라는 훌륭한 2차, 1차 대체제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하이드록시우레아 복용 중 난치성 다리 궤양이 발생한다면, 이를 '불내성(Intolerance)'의 명백한 증거로 간주하고 즉각적인 약제 전환(Switching)을 시행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 관리 지침입니다.
- 난치성 궤양 발생 시 약물 중단 및 대체 요법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7. [특수 증례] 80대 남성 환자의 포괄적 임상 관리와 병태생리학적 심층 분석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며, 임상 현장에서는 80대 이상의 PV 환자를 관리해야 하는 도전적인 상황에 자주 직면합니다. "80대 남성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의 포괄적 임상 관리와 병태생리학적 심층 분석" 보고서 및 EXELS Study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령 환자 관리의 핵심 쟁점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7.1 초고령 환자의 3중고 (Triple Threat)
- 혈전 및 심혈관 질환의 본질적 위험: 80대 환자는 PV 자체의 혈전 발생 위험(점도 증가)에 더해, 연령 자체로 인한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이 복합적으로 얽혀 심혈관 위험도(Cardiovascular Risk)가 극도로 높습니다. AJMC 저널의 Reducing Cardiovascular Risk in Patients With Polycythemia Vera에서도 고령자의 철저한 위험 인자 통제를 강조합니다.
- 노쇠(Frailty)와 예비능 저하: Blood Advances에 게재된 "Prevalence of frailty and its association with clinical outcomes"에 따르면, 혈액암 환자에서의 노쇠는 생존율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독립 변수입니다. 잦은 정맥절개술은 체액 불균형과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하여 고령 환자의 낙상(Fall) 위험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킵니다.
- 다약제 복용 (Polypharmacy): 이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입니다. Johns Hopkins Medicine 및 푸에블라 멕시코 지역 연구(Polypharmacy for patients with chronic-degenerative diseases)에 따르면, 만성 질환을 가진 고령자는 평균 5~11개의 약물을 복용합니다. PB2219 보고서는 다약제 복용과 약물 상호작용(Drug-to-Drug Interactions, DDI)이 만성 골수증식종양 환자의 생존율에 치명적인 부정적 영향(Negative effect on survival)을 미친다고 경고합니다.
80대 남성 환자 맞춤형 정밀 관리 전략
- 정맥절개술의 탄력적 운용: 젊은 환자처럼 Hct < 45%를 기계적으로 강제하기보다는, 환자의 체액 상태, 심장 기능, 어지럼증 여부를 평가하여 회당 사혈량을 250cc 수준으로 줄이고(표준 400-500cc) 생리식염수 보충을 병행해야 합니다.
- 세포감소요법의 저용량 접근: 하이드록시우레아 투여 시 신기능 저하(GFR 감소)를 반드시 고려하여 용량을 감량해야 합니다. 피부 궤양이나 점막염 발생을 매독 관찰해야 합니다.
- 약물 조정(Deprescribing): 불필요한 위장약, 영양제, 진통제를 정리하여 약물 상호작용 위험을 제거하는 약사-의사 다학제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 기저질환 약물과 PV 치료제 간의 약물 상호작용은 고령 환자의 생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8. [희귀 증례] 진성적혈구증가증과 무증상 다발성 골수종의 동반 발생
대한내과학회지에 보고된 "JAK2 돌연변이를 갖는 진성적혈구 증가증과 무증상 다발성 골수종이 동반된 1예" 논문은 혈액종양학적으로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진성적혈구증가증(골수증식종양)과 다발성 골수종(형질세포 질환)은 기원이 전혀 다른 두 가지 별개의 혈액암입니다. 전자는 골수계(Myeloid) 줄기세포의 이상이고, 후자는 림프계(Lymphoid) B세포 최종 분화 단계인 형질세포의 이상입니다.
해당 증례의 환자는 심한 두통과 안면 홍조로 내원하였고, 검사 결과 Hb 19.3 g/dL, 비장 종대, JAK2 V617F 양성 소견을 보여 PV로 진단되었습니다. 그러나 골수 검사(Bone Marrow Aspiration & Biopsy)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형질세포(Plasma cell)가 10% 이상 증식해 있고, 단클론성 감마글로불린병증(M-spike)이 확인되어 무증상 다발성 골수종(Smoldering Multiple Myeloma)이 동시에 진단되었습니다.
임상적 주의점 (Clinical Caveat):
이러한 병발(Co-occurrence)은 매우 드물지만, 의학적으로 두 질환의 진단이 서로를 간과하게 만들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PV 치료를 위해 잦은 사혈이나 강력한 세포감소요법을 사용할 경우, 면역력이 저하된 다발성 골수종 상태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골수 검사 시 단순히 적혈구/거핵구의 증식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형질세포의 분율과 면역화학염색을 통한 포괄적인 조혈 시스템 분석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9. 환자를 위한 일상생활 지침 및 질문 가이드
가톨릭혈액병원, 서울아산병원 및 KBDCA(한국혈액암협회)의 환자 지침서와 Cancer Support Community(CSC)의 자원 자료를 통합하여, PV 환자가 스스로의 건강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일상 지침을 정리했습니다.
일상 생활 관리 및 합병증 예방
- 가려움증 관리: 뜨거운 물 샤워나 목욕을 피하고 미온수를 사용하십시오. 샤워 후 피부를 강하게 문지르지 말고 두드려 말린 뒤 보습제를 충분히 도포합니다.
- 혈전 예방 활동: 장시간 앉아있거나 비행기 여행 시 주기적으로 다리를 움직이고 스트레칭하여 정맥 혈류 정체를 막아야 합니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유지하여 혈액의 점성을 낮춥니다.
- 출혈 예방: 비장이 비대해져 있거나 아스피린 복용 중이므로 과격한 접촉성 운동을 피하고, 멍이나 잇몸 출혈, 흑색변(위장출혈 징후) 발생 시 즉시 의료진에게 알립니다.
- 영양제 섭취 주의: 임의의 한약이나 철분제(철분 과다 유발 가능성) 섭취는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약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금물입니다.
의료진에게 꼭 해야 할 질문 (FAQ)
※ 다음 질문들을 메모하여 다음 진료 시 활용해 보십시오.
- Q. 현재 나의 질병 진행 단계(위험도)는 어떻게 됩니까?
- Q. 목표 헤마토크릿(Hct) 수치는 정확히 얼마로 유지해야 합니까?
- Q. 하이드록시우레아 복용 중인데, 피부 궤양이나 입안이 허는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Q. 베스레미나 자카비 등 새로운 신약/임상시험에 제가 참여할 수 있는 요건이 됩니까?
- Q. 내 질병이 골수섬유증이나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조기 징후(신호)는 무엇입니까?
10. 결론 및 전문가 제언 (Conclusion)
진성적혈구증가증(PV)은 과거 단순한 '피를 빼는(사혈)' 물리적 치료 수준에 머물렀으나, JAK2 돌연변이의 발견 이후 분자 표적 치료의 시대로 진입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하이드록시우레아의 고질적인 부작용인 피부 궤양 등으로 고통받던 환자들에게는 로페그인터페론(베스레미)이나 룩솔리티닙(자카비)과 같은 혁신적인 약제들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의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80대 이상 고령 환자의 포괄적 관리가 의학계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심혈관 질환 예방, 노쇠 관리, 그리고 다약제 복용(Polypharmacy)에 의한 약물 상호작용 최소화는 단일 약제의 투여보다 환자의 생존율과 직결되는 더 중요한 요소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PV 치료의 최종 목표는 '수치의 교정'을 넘어선 '환자 삶의 질(QoL) 보존 및 연장'입니다. 이를 위해 혈액내과 전문의, 임상 약사, 심장내과 전문의 간의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환자 본인 역시 자신의 질환과 약물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주도적 관리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요 참고 문헌 (References & Uploaded Sources)
- 1. NCCN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in Oncology: Myeloproliferative Neoplasms (Version 2.2025).
- 2. Efficacy and safety of ruxolitinib after and versus interferon use in the RESPONSE studies (PubMed).
- 3. A Hydroxyurea-induced Leg Ulcer (PMC - NIH) / Hydroxyurea-induced cutaneous ulcer (DermNet).
- 4. 80대 남성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의 포괄적 임상 관리와 병태생리학적 심층 분석.
- 5. PB2219: Polypharmacy and drug-to-drug interactions may have a negative effect on survival in patients with chronic MPNs (Hemasphere).
- 6. 진성적혈구증가증에 대한 병리 보고서 (MyPathologyReport).
- 7. JAK2 돌연변이를 갖는 진성적혈구 증가증과 무증상 다발성 골수종이 동반된 1예 (대한내과학회지).
- 8.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의 예후 및 치료 과정 (KBDCA 사단법인 한국혈액암협회).
- 9. Cancer Support Community (CSC) - 골수증식 종양 환자 가이드북.